삼천궁녀가 가린 것, 경고가 닿지 못한 길.
씨름판의 승부보다, 그 둘레에 앉은 사람들을 본다.
칼을 던진 왕은 정말 칼을 내려놓았을까. 돌에 새긴 십오만의 숫자가 묻는다.
소란을 지난 주제는 어떤 얼굴로 돌아오는가. 비발디의 「봄」을 다시 듣는다.
굉음이 말을 지운 자리에서, 사람들은 입술로 말했다.
연료를 남의 손에 기대는 순간, 안보의 경계도 함께 옮겨 간다.
금판에는 선화공주의 이름이 없었다. 적국의 공주는 왜 그의 이야기에 들어왔을까.
자정의 사이렌이 닫은 밤, 그 아래서 울린 목소리.
방위가 되었다가 범죄가 되는 약탈, 그 경계를 긋는 손은 누구의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