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음이 말을 지운 자리에서, 사람들은 입술로 말했다.
금판에는 선화공주의 이름이 없었다. 적국의 공주는 왜 그의 이야기에 들어왔을까.
자정의 사이렌이 닫은 밤, 그 아래서 울린 목소리.
패배 뒤에 한 나라는 무엇을 세우는가. 능산리 향로가 나온 자리에서 묻는다.
집이 거처이자 자산이자 안전망이 된 나라, 우리는 왜 계속 짐을 싸는가.
한강을 되찾은 지 3년, 왕은 오십 기로 밤길에 올랐다.
이사를 멈추려고 집을 사는 사람들, 그 구조의 뿌리를 읽는다.
폐허 위에서 왕은 믿을 사람을 변방에 앉혔다. 천오백 년 전 웅진의 질문.
식탁을 둘로 나눈 가족들, 그 비용은 누가 치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