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을 던진 왕은 정말 칼을 내려놓았을까. 돌에 새긴 십오만의 숫자가 묻는다.
굉음이 말을 지운 자리에서, 사람들은 입술로 말했다.
연료를 남의 손에 기대는 순간, 안보의 경계도 함께 옮겨 간다.
금판에는 선화공주의 이름이 없었다. 적국의 공주는 왜 그의 이야기에 들어왔을까.
자정의 사이렌이 닫은 밤, 그 아래서 울린 목소리.
패배 뒤에 한 나라는 무엇을 세우는가. 능산리 향로가 나온 자리에서 묻는다.
가장 싼 과일의 장부에는 한 나라의 선택지가 적혀 있다.
집이 거처이자 자산이자 안전망이 된 나라, 우리는 왜 계속 짐을 싸는가.
한강을 되찾은 지 3년, 왕은 오십 기로 밤길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