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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9:1–17홍수를 선언하던 문장 틀로 언약을 선언하신다
열일곱 절에 일곱 번 나오는 ‘언약’
제10편 · 2026.10.31 · Watchman
마음속으로 말씀하신 하나님께서 이제 노아와 그의 아들들에게 말씀하신다
8:21절에서 주께서는 ‘마음속으로’ 말씀하셨다. 본문은 노아가 그 속말을 들었다고도, 듣지 못했다고도 적지 않았다. 9:1절에서 장면이 바뀐다. 하나님께서 노아와 그의 아들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말씀하신다. 앞선 글은 한 가지 질문을 남겼다. 마음속으로 하신 약속은 노아와 그의 아들들에게 하시는 말씀과 어떻게 이어지는가. 이번 글은 그 질문을 안고 9:1–17절을 따라간다.
이번에 살필 범위는 9:1–17절이다. 마소라 본문(WLC)에서 9:7절 뒤에는 단락 표지 ‘ס’가, 9:17절 뒤에는 ‘פ’가 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신다는 도입 표현은 9:1, 8, 12, 17절에 네 번 나온다.¹ 이 글에서는 이 도입을 따라 본문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살핀다. 9:1–7절은 복과 요구, 9:8–11절은 언약의 선언, 9:12–17절은 언약의 표징이다. 9:18절부터는 방주에서 나온 노아의 아들들과 포도원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글은 세 부분을 차례로 따라간 뒤, 9:9절의 문장 틀이 6:17절의 문장 틀과 어떻게 마주 서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명령형은 9:7절까지, ‘언약’이라는 낱말은 9:9절부터 나온다
흠정역은 9:1절을 다음과 같이 옮긴다.
1 하나님께서 노아와 그의 아들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이르시되, 다산하고 번성하여 땅을 가득 채우라.
1 And God blessed Noah and his sons, and said unto them, Be fruitful, and multiply, and replenish the earth.
— 창세기 9:1 (킹제임스 흠정역 · KJV)
복 다음에 명령이 이어진다. 히브리어 본문에서 9:1–7절에는 명령형 동사가 일곱 개 있다. 9:1절에 셋(‘프루’ פרו, ‘우르부’ ורבו, ‘우밀우’ ומלאו)이, 9:7절에 넷(‘프루’, ‘우르부’, ‘시르추’ שרצו, ‘우르부’)이 있다. 9:8–17절에는 명령형이 하나도 없다.² 반면 ‘언약’(브리트 ברית)은 9:9, 11, 12, 13, 15, 16, 17절에 일곱 번 나오며 9:1–8절에는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³ 명령형은 모두 9:7절까지, ‘언약’은 모두 9:9절부터 나온다. 홍수 이야기(6:9–9:17절) 전체에서 이 낱말은 6:18절에 한 번 나오고 7–8장에는 없다가, 9장에서 일곱 번으로 불어난다. 명령형의 수와 ‘언약’의 출현 횟수는 일곱으로 같다. 다만 이 수가 의도되었는지는 본문만으로 확정하기 어렵다. 이 글에서는 수의 의미보다 두 표현이 서로 다른 구간에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한다.
피에 관한 말씀은 9:4–6절에 있다. 9:5절에서 ‘~의 손에서’(미야드 מיד)가 세 번 되풀이된다. 책임을 묻는 대상은 모든 짐승에서 사람으로, 다시 각 사람의 형제로 좁혀지는 듯하다. ‘요구하다’(다라쉬 דרש)도 세 번이고 주어는 모두 하나님이다. ‘피’(담 דם)는 9:4, 5, 6절에 네 번 나온다.⁴ 9:6절은 피에 관한 이 대목을 마무리한다. 흠정역은 이를 다음과 같이 옮긴다.
6 누구든지 사람의 피를 흘리는 자는 사람에 의해 자기 피를 흘리리니 이는 하나님께서 자신의 형상대로 사람을 만드셨기 때문이니라.
6 Whoso sheddeth man’s blood, by man shall his blood be shed: for in the image of God made he man.
— 창세기 9:6 (킹제임스 흠정역 · KJV)
이 절에서 ‘사람’(아담 אדם)은 세 번 나온다. ‘사람의 피’, ‘사람에 의해’, ‘하나님께서 만드신 사람’에 쓰인 ‘사람’은 모두 같은 히브리어 낱말이다.
9:12–17절의 표징 어휘에도 일정한 수가 있다. ‘표징’(오트 אות)과 ‘활’(케셋 קשת)이 각각 세 번 나오고, ‘구름’(아난 ענן)과 같은 어근의 형태는 동사형 한 번을 포함해 다섯 번 나온다.⁵ ‘기억하다’(자카르 זכר)와 ‘보다’(라아 ראה)는 각각 두 번이며, 9:16절에서는 한 문장에 함께 쓰인다. 흠정역은 9:16절을 다음과 같이 옮긴다.
16 무지개가 구름 속에 있으리니 내가 그것을 보고 하나님과 땅 위에 있는 모든 육체의 모든 살아 있는 창조물 사이에 있는 영존하는 언약을 기억하리라, 하시며
16 And the bow shall be in the cloud; and I will look upon it, that I may remember the everlasting covenant between God and every living creature of all flesh that is upon the earth.
— 창세기 9:16 (킹제임스 흠정역 · KJV)
9:14절은 활이 구름 속에 ‘보이리라’(니르아타 נראתה)고만 하여 보는 이를 밝히지 않는다. 9:16절의 ‘보다’(우르이티하 וראיתיה)는 주어가 ‘나’, 곧 하나님이다. 8:1절에서는 하나님께서 노아를 기억하셨다고 서술한다(와이즈코르 ויזכר). 9:16절에서는 활을 보시는 일과 언약을 기억하시는 일이 함께 언급된다.
홍수 선언과 언약 선언은 같은 문장 틀을 쓴다
9:9절은 ‘보라, 나 곧 내가’로 시작한다. 히브리어로는 ‘바아니 힌니’(ואני הנני)에 분사가 이어지는 틀이며, 6:17절에도 같은 틀이 있다.⁶ 6:17절에서는 ‘나 곧 내가 홍수를 가져온다’(메비)고 하시고, 9:9절에서는 ‘나 곧 내가 내 언약을 세운다’(메킴)고 하신다. 뒤따르는 말도 겹친다. 아래 표는 두 본문의 대응을 모았다. 표의 6장 문구는 히브리어 본문에 대한 필자의 풀이이다.
| 요소 | 6장 | 9장 |
|---|---|---|
| 선언의 틀 | 6:17절 ‘나 곧 내가 … 가져온다’ (바아니 힌니 메비) | 9:9절 ‘나 곧 내가 … 세운다’ (바아니 힌니 메킴) |
| 언약을 세움 | 6:18절 ‘내가 내 언약을 세우리라’ (바하키모티 에트 브리티), 상대는 ‘너’(노아) | 9:11절 같은 동사 형태, 상대는 ‘너희’ |
| 홍수의 목적 | 6:17절 ‘모든 육체를 멸하려고’ (레샤헤트 콜 바사르) | 9:15절 ‘모든 육체를 멸하는 홍수’가 ‘다시는 없다’ (레마불 레샤헤트 콜 바사르) |
| 하나님의 보심 | 6:12절 ‘보시니 … 부패하였다’ (와야르 … 니쉬하타) | 9:16절 ‘내가 그것을 보고 기억하리라’ (우르이티하 리즈코르) |
‘멸하다’(샤하트 שחת) 어근은 6:11–22절에 다섯 번 나오고, 9:11절과 9:15절에 두 번 나온다. 9장의 두 번은 모두 ‘없으리라’는 부정 안에 놓인다.⁷ 흠정역은 9:11절을 다음과 같이 옮긴다.
11 내가 너희와 내 언약을 세우리니 다시는 내가 모든 육체를 홍수의 물들로 끊지 아니할 것이요, 또 땅을 멸할 홍수가 다시는 있지 아니하리라, 하시고
11 And I will establish my covenant with you; neither shall all flesh be cut off any more by the waters of a flood; neither shall there any more be a flood to destroy the earth.
— 창세기 9:11 (킹제임스 흠정역 · KJV)
9:9절의 ‘바아니 힌니’는 6:17절의 홍수 선언과 같은 문장 틀이다. 같은 틀과 어휘가 홍수를 알릴 때와 홍수가 없으리라고 약속할 때 모두 쓰였으므로, 6장의 심판 선언과 9장의 언약 선언이 마주 서도록 짜인 구조로 이해해 볼 수 있다. 다만 틀과 어휘가 겹친다는 것은 관찰이고, 본문이 두 선언을 마주 세웠다는 판단은 추론이다.
앞선 글의 질문으로 돌아가면, 8:21–22절의 속말과 9:8–17절의 말씀은 내용이 맞닿는다. ‘오드’(עוד)가 ‘다시는 …하지 않겠다’는 뜻의 부정 표현과 함께 쓰이는 대목은 8:21절에 두 번, 9:11절에 두 번, 9:15절에 한 번이다. 달라진 점도 있다. 8:21절에서는 하나님께서 다시 저주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신다. 반면 9:11절의 히브리어는 ‘모든 육체가 끊어지지 아니하리라’는 수동 표현이다. 흠정역 9:11절에는 ‘내가’가 들어 있어, 한국어 본문에서는 하나님이 주어가 되는 문장이 된다. 8:21절의 대상은 ‘땅’(아다마)과 ‘모든 생물’(콜 하이)이고, 9:11절의 대상은 ‘모든 육체’(콜 바사르)와 ‘땅’(에레츠)이다. 그리고 ‘언약’이라는 낱말은 8장에 없고 9:9절부터 나온다.⁸ 마음속으로 하신 약속이 9장에서는 ‘언약’이라는 이름과 표징을 얻어 노아와 그의 아들들에게 선언되는 구조로 풀어 볼 수 있다.
9:1–7절에는 1장의 낱말도 되돌아온다. 9:1절의 ‘프루 우르부 우밀우 에트 하아레츠’는 1:28절과 같은 세 동사이다.⁹ 그러나 1:28절에서 이 동사들 뒤를 잇던 ‘정복하라’(카바쉬 כבש)와 ‘다스리라’(라다 רדה)는 9:1–7절에 나오지 않는다. 9:2절에는 ‘두려움과 무서움’(모라아켐 베히테켐)과 ‘너희 손에 넘겨졌다’(베야드켐 닛타누)는 표현이 나온다. 9:1–7절의 복은 1장의 복과 같은 동사로 시작하되, 다스림의 어휘 없이 두려움과 피의 요구가 덧붙은 형태로 볼 여지가 있다.
먹을거리와 번성의 용례도 겹친다. 9:3절의 ‘너희에게 먹을 것이 되리라’(라켐 이흐예 레오클라)는 1:29절과 자음과 모음까지 같은 어구이고, ‘푸른 채소’(예레크 에세브)는 1:30절에서 짐승들의 먹을거리로 나온 낱말이다. 9:7절에서 사람에게 쓰인 ‘번성하라’(시르추)는 1:20–21절에서 물의 생물들에게, 8:17절에서 방주에서 나오는 짐승들에게 쓰인 동사이다.
‘생물’(네페쉬 하야 נפש חיה)이라는 창조 기사의 어구는 1:20, 21, 24, 30절에 나오고, 9:10, 12, 15, 16절에서 언약의 상대를 가리키는 말로 다시 나온다.¹⁰ 창조 때 생물을 부르던 이름이 언약의 상대를 부르는 이름이 된다.
흠정역은 9:5절을 다음과 같이 옮긴다.
5 내가 반드시 너희 피를 요구하리니 모든 짐승의 손에서 그것을 요구할 것이요, 사람의 손에서 곧 각 사람의 형제의 손에서 사람의 생명을 요구하리라.
5 And surely your blood of your lives will I require; at the hand of every beast will I require it, and at the hand of man; at the hand of every man’s brother will I require the life of man.
— 창세기 9:5 (킹제임스 흠정역 · KJV)
‘손에서’, ‘형제’, ‘피’라는 표현은 4장의 형제 살해 장면에도 나온다. 4:10–11절에서 아벨의 피가 땅에서 부르짖고, 땅은 가인의 ‘손에서’(미야데카 מידך) 그 ‘형제의 피’(데메 아히카 דמי אחיך)를 받았다고 서술된다.¹¹ 각 대목에서는 서로 다른 동사가 쓰인다. 4:8절은 살해를 ‘하라그’(הרג)로, 9:6절은 피 흘림을 ‘샤파크’(שפך)로 적는다. 4:15절에서 가인에게는 그를 만나는 누구도 치지 못하도록 ‘표’(오트)가 주어졌다. 피 흘린 자가 표로 보호받는 장면과 피 흘린 자의 피가 흘려지리라는 9:6절 사이에 홍수가 놓여 있다. 두 본문을 직접 이어 주는 표지는 본문에 없으며, 이 연결은 어휘와 주제의 겹침에 근거한 추론이다.
‘보시다’(라아)도 흐름을 이룬다. 1:31절과 6:12절은 모두 ‘와야르 … 베힌네’(보시니 … 보라)의 틀로 하나님께서 보신 것을 서술하는데, 1:31절에서는 지으신 모든 것이 ‘심히 좋았고’ 6:12절에서는 땅이 ‘부패하였다’. 9:16절에서 하나님께서 보시는 것은 구름 속의 활이다.¹² 보시는 대상은 창조된 세계에서 부패한 땅으로, 다시 구름 속의 활로 달라진다. 이 흐름의 의미는 본문이 풀이하지 않는다.
‘사람에 의해’의 뜻과 활을 ‘두었다’는 동사는 어떻게 풀이되는가
첫째 쟁점은 9:6절 둘째 구절 ‘바아담 다모 잇샤페크’(בָּאָדָם דָּמוֹ יִשָּׁפֵךְ)이다. ‘바아담’은 전치사 ‘베’(ב)가 ‘사람’에 붙은 형태이고, ‘잇샤페크’는 ‘흘려지다’를 뜻하는 수동형이다. 9:5절에서 ‘요구하다’의 주어는 세 번 모두 하나님이다. 9:6절에는 ‘바아담’과 수동형 동사가 쓰이는데, ‘바아담’을 행위자를 나타내는 표현으로 볼지는 아래의 해석과 관련된다.¹³
첫째 해석은 ‘베’를 수단이나 행위자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아 ‘사람에 의해’로 풀고, 이 절이 살인자를 처벌하는 일을 사람의 공동체에 맡긴 말씀이라고 이해한다. 흠정역 인쇄본의 문구도 이 길을 따른다. 핀레이(Timothy Finlay)의 글은 중세 유대 주석가 이븐 에즈라가 이 절을 노아 후손의 처형 의무로 풀었다고 소개한다.
둘째 해석은 ‘베’를 값이나 교환을 나타내는 용법(‘베트 프레티이’)으로 보아 ‘사람의 값으로’ 그의 피가 흘려진다고 이해한다. 프라이어(Seth Kenan Pryor)의 학위논문 초록은 이 입장을 1장에서 제시하고, 9:5절의 하나님을 피 흘림의 책임을 조사하고 따지시는 분으로 설명한다. 같은 초록은 ‘수단’의 해석을 택하더라도 곧바로 정부의 집행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인다. 첸더(Markus Zehnder)의 논문 초록은 원인과 값이라는 두 범주가 히브리어 ‘베’ 안에서 함께 쓰일 수 있다고 논증한다.
본문은 이 가운데 어느 쪽인지를 풀이하지 않으며, 이 글도 어느 쪽을 확정하지 않는다. 이 절이 오늘의 형사 정책에 어떤 결론을 주는지는 이 칼럼이 다루는 범위 밖이다.
둘째 쟁점은 활을 ‘두었다’고 하신 동사의 형태와 의미이다. 흠정역은 9:13절을 다음과 같이 옮긴다.
13 내가 구름 속에 무지개를 두노니 그것이 나와 땅 사이에 있는 언약의 증표가 되리라.
13 I do set my bow in the cloud, and it shall be for a token of a covenant between me and the earth.
— 창세기 9:13 (킹제임스 흠정역 · KJV)
‘두다’에 해당하는 ‘나타티’(נתתי)는 ‘내가 주었다·두었다’를 뜻하는 완료형이다. KJV는 ‘I do set’으로, BSB는 ‘I have set’으로 옮겨 번역본마다 시제 표현이 다르다. 9:12절에서는 같은 어근이 ‘주고 있는’(노텐)이라는 분사형으로 쓰이고, 9:13절의 완료형이 뒤따른다.¹⁴ 이를 두고 무지개가 이때 처음 생겼는지, 이미 있던 무지개가 이때 언약의 표징이 되었는지에 관한 해석이 나뉜다. 18세기의 존 길은 이 동사를 ‘내가 주었다’나 ‘내가 두었다’로 옮길 수도 있다고 하면서, 그 순간에 두신 것처럼 보인다고 썼다. 히브리어 동사 형태와 번역문의 시제 차이만으로 무지개의 기원을 확정하기는 어렵다.
존 길은 9:6절을 재판관의 처벌 권한과 연결하고, 훼손된 하나님의 형상에도 그 자취가 남아 있다고 보았다
후대의 읽기를 하나 덧붙인다. 18세기 영국의 침례교 목사이자 성서 학자 존 길(1697–1771)은 『구약 주해』에서 9:6절의 ‘사람에 의해’를, 고의로 사람을 죽인 자가 민간 재판관의 명령으로 죽임을 당한다는 뜻으로 풀었다.¹⁵ 그는 탈굼 요나단을 끌어와 증인이 사실을 입증하면 재판관이 판결한다고 설명했다.
길은 이 절이 민간 재판관에게 생명을 거둘 권한을 준 첫 법인 듯하다고 썼다. 하나님께서 그 전까지는 이 권한을 스스로 쥐고 계셨고, 가인의 경우에는 그를 내쫓으실 뿐 다른 이들이 그의 생명을 거두지 못하게 하셨다고 보았다.
또 ‘하나님의 형상’은 죄로 크게 훼손되었으나 그 자취가 남아 사람이 다른 피조물보다 높고 하나님의 돌보심을 받는 이가 된다고 풀었다. 이는 앞에서 소개한 첫째 해석에 가까운 풀이이다. 이 소개는 후대의 한 풀이를 보인 것이며, 위의 해석을 입증하는 근거로 쓰지 않았다.
9:1–17절의 짜임은 ‘복과 요구, 언약, 표징’의 순서로 풀어 볼 수 있다
아래 표에서는 본문에서 확인한 내용을 ‘관찰’, 그에 근거한 해석을 ‘추론’,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가능성의 제시를 ‘사변’으로 구분한다.
| 어휘·구절·주제 | 내용 | 판단 구분 |
|---|---|---|
| 명령형 동사 | 9:1–7절에 일곱 개, 9:8–17절에 없음 | 관찰 |
| ‘언약’(브리트) | 9:9, 11, 12, 13, 15, 16, 17절에 일곱 번. 6:18절에 한 번, 7–8장에는 없음 | 관찰 |
| 9:9절과 6:17절의 문형 | ‘바아니 힌니’ + 분사(메킴, 메비) | 관찰 |
| ‘다시는’(오드)와 부정 표현 | 8:21절 두 번, 9:11절 두 번, 9:15절 한 번 | 관찰 |
| 말씀의 도입 | 9:1, 8, 12, 17절의 ‘와요메르’, 화자는 모두 하나님. 노아의 말은 9:25절에 처음 기록됨 | 관찰 |
| ‘피’·‘손에서’·‘요구하다’ | 담 네 번(9:4–6절), 미야드와 다라쉬 각 세 번(9:5절), 4:10–11절과 어휘 겹침 | 관찰 |
| ‘생물’(네페쉬 하야) | 1:20, 21, 24, 30절과 9:10, 12, 15, 16절에 각 네 번 | 관찰 |
| ‘표징’·‘활’ | 오트 세 번, 케셋 세 번 | 관찰 |
| 6장 선언과 9장 선언의 대응 | 같은 틀과 어휘를 심판과 언약에 쓰는 구조 | 추론 |
| 1장 복의 반복과 변형 | 같은 세 동사, 다스림 어휘 없음, 두려움과 피의 요구 추가 | 추론 |
| 언약 구간(9:8–17절)의 구성 | 명령형이 없고 하나님께서 언약을 세우시고 표징을 주시는 말씀이 이어짐 | 추론 |
| 명령형 일곱과 ‘언약’ 일곱의 일치 | 의도된 짜임일 수 있음 | 사변 |
먼저 관찰된 것을 정리한다. 명령형은 9:7절까지, ‘언약’은 9:9절부터 나온다. 말씀의 도입 네 번은 모두 하나님이 화자이고, 열일곱 절에서 노아의 말은 기록되지 않는다. 9:9절은 6:17절과 같은 문장 틀로 시작한다.
이 관찰에서 이끌어 낸 추론은 셋이다. 첫째, 6장의 심판 선언과 9장의 언약 선언이 같은 틀과 어휘로 마주 서는 구조로 이해해 볼 수 있다. 둘째, 9:1–7절의 복은 1장의 복과 같은 동사로 시작하되 다스림의 어휘 없이 두려움과 피의 요구가 덧붙은 형태로 헤아려 볼 수 있다. 셋째, 9:8–17절에는 명령형 동사가 나타나지 않고 하나님께서 언약을 세우시고 표징을 주시는 말씀이 이어진다. 이를 언약의 보증이 하나님께 있음을 강조하는 구성으로 풀어 볼 수 있다. 다만 명령형의 부재가 모든 요구와 조건의 부재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이 셋은 어휘의 겹침과 동사 형태의 분포에 근거한 추론이며, 본문이 그 의미를 직접 설명하는 것은 아니므로 해석의 여지가 남아 있다. 이 패턴들은 앞선 글에서 살핀 ‘말씀과 움직임’의 구조와 이어지되, 9장에서는 노아의 움직임 대신 하나님의 약속과 표징이 서술을 채운다.
근거가 약한 추측도 하나 적어 둔다. 명령형 일곱과 ‘언약’ 일곱이 같은 수라는 점이 의도된 짜임일 수 있다. 그러나 본문은 수의 뜻을 말하지 않으므로 이는 사변이다.
활을 구름에 두신 뒤, 방주에서 나온 집안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9:17절에서 하나님의 말씀은 ‘모든 육체’와 맺으신 언약의 표징으로 끝난다. 본문은 곧바로 방주에서 나온 노아의 아들들을 소개하고(9:18절), 9:25절에 이르러서야 노아의 말이 처음 기록된다. 하나님의 말씀으로만 채워진 열일곱 절 다음에 처음 기록되는 사람의 말은 어떤 말인가. 8:21절에서 말씀하신 사람의 마음에 관한 진단은 이후 노아 가족의 이야기와 어떻게 이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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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본문 인용: 킹제임스 흠정역(인쇄본의 본문을 옮겨 적음). 원어 표기는 마소라 본문(WLC)을 따른 필자의 풀이이다. 영문 인용은 킹제임스 성경(KJV)이다.
1. 9:1–17절의 히브리어는 WLC(eBible.org 공개본, bibliaonline.com.br의 KJV+WLC 열람, https://www.bibliaonline.com.br/kjv+wlc/gn/9)로 확인했다. 단락 표지는 9:7절 뒤 ‘ס’, 9:17절 뒤 ‘פ’이다. 말씀의 도입은 9:1절의 ‘와요메르 라헴’(וַיֹּאמֶר לָהֶם), 9:8, 12, 17절의 ‘와요메르 엘로힘’(וַיֹּאמֶר אֱלֹהִים)이다. 노아의 직접 화법은 WLC 6:9–9:24절을 점검한 범위에서 없고 9:25절이 첫 기록이다. BHS와는 대조하지 못했다.
2. 계수 기준: WLC 9:1–17절의 자음·모음 형태를 단어 단위로 직접 보고 센다. 마켑(־)으로 이은 말은 각각 센다. 접두사가 붙은 형태는 해당 어근으로 센다. 명령형은 9:1절의 פרו, רבו, מלאו와 9:7절의 פרו, רבו, שרצו, רבו(וּרְבוּ־בָהּ)이다. 9:4절의 לֹא תֹאכֵלוּ는 미완료 부정형이므로 뺐다. 형태 판정은 필자가 직접 한 것이며 형태 분석 자료로 재검증하지 못했다. BHS와는 대조하지 못했다.
3. ברית는 9:9(בְּרִיתִי), 11(בְּרִיתִי), 12(הַבְּרִית), 13(בְּרִית), 15(בְּרִיתִי), 16(בְּרִית עוֹלָם), 17절(הַבְּרִית)이다. WLC 6, 7, 8장 전체를 점검하여 6:18절에만 있고 7–8장에는 없음을 확인했다. 계수 기준은 각주 2와 같다.
4. דם는 9:4(דָמוֹ), 5(דִּמְכֶם), 6절(דַּם, דָּמוֹ)이다. מיד는 9:5절의 מִיַּד כָּל־חַיָּה, מִיַּד הָאָדָם, מִיַּד אִישׁ אָחִיו이다. דרש는 אֶדְרֹשׁ, אֶדְרְשֶׁנּוּ, אֶדְרֹשׁ이다. 9:6절의 אדם는 הָאָדָם, בָּאָדָם, הָאָדָם이다. 히브리어 성경이 9:6절을 두 반행씩 둘로 나누어 인쇄한다는 점은 『창세기 번역 주석서』(UBS Handbook, https://tips.translation.bible/?p=23839)로 확인했다.
5. אות는 9:12, 13, 17절, קשת는 9:13, 14, 16절이다. ענן 어근은 9:13(בֶּעָנָן), 9:14(בְּעַנְנִי, עָנָן, בֶּעָנָן), 9:16절(בֶּעָנָן)에 다섯 번 있으며, 이 가운데 בְּעַנְנִי는 ‘구름을 일으키다’ 뜻의 동사형으로 보인다(KJV는 ‘bring a cloud’). 사전 확인은 하지 못했다. זכר는 9:15(וְזָכַרְתִּי), 16절(לִזְכֹּר), ראה는 9:14(וְנִרְאֲתָה), 16절(וּרְאִיתִיהָ)이다. 8:1절의 וַיִּזְכֹּר는 WLC 8장으로 확인했다.
6. 6:17(וַאֲנִי הִנְנִי מֵבִיא אֶת־הַמַּבּוּל … לְשַׁחֵת כָּל־בָּשָׂר), 6:18(וַהֲקִמֹתִי אֶת־בְּרִיתִי אִתָּךְ), 6:12(וַיַּרְא אֱלֹהִים אֶת־הָאָרֶץ וְהִנֵּה נִשְׁחָתָה), 9:9(וַאֲנִי הִנְנִי מֵקִים אֶת־בְּרִיתִי אִתְּכֶם), 9:11(וַהֲקִמֹתִי אֶת־בְּרִיתִי אִתְּכֶם), 9:15(וְלֹא־יִהְיֶה עוֹד הַמַּיִם לְמַבּוּל לְשַׁחֵת כָּל־בָּשָׂר), 9:16절(וּרְאִיתִיהָ לִזְכֹּר)은 WLC로 확인했다. 한국어 풀이는 필자의 것이다. 6장의 흠정역 인쇄본은 제출되지 않아 따옴표 인용을 하지 않았다.
7. שחת는 6:11(וַתִּשָּׁחֵת), 6:12(נִשְׁחָתָה, הִשְׁחִית), 6:13(מַשְׁחִיתָם), 6:17(לְשַׁחֵת), 9:11(לְשַׁחֵת), 9:15절(לְשַׁחֵת)이다. 계수 기준은 각주 2와 같다. 흠정역이 이 어근을 ‘부패하다’와 ‘멸하다’로 달리 옮기는지는 6장 인쇄본이 제출되지 않아 확인하지 못했다.
8. 8:21절의 עוֹד는 ‘לְקַלֵּל עוֹד’와 ‘לֹא־אֹסִף עוֹד לְהַכּוֹת’ 두 번이고, 9:11절에 두 번, 9:15절에 한 번이다. 이 낱말은 ‘다시, 더’를 뜻하며 부정의 뜻은 함께 쓰인 לֹא나 אַל이 나타낸다. 9:11절의 ‘끊어지다’는 수동형(יִכָּרֵת)이다. 8:21절의 אדמה, כל חי와 9:11절의 כל בשר, הארץ는 WLC로 확인했다. 8:22절의 עֹד(‘~하는 동안’)는 뺐다. 사전에서 용법 범위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9. 1:28(פְּרוּ וּרְבוּ וּמִלְאוּ אֶת־הָאָרֶץ וְכִבְשֻׁהָ וּרְדוּ), 1:29(לָכֶם יִהְיֶה לְאָכְלָה), 1:30(יֶרֶק עֵשֶׂב), 1:20(יִשְׁרְצוּ), 1:21(שָׁרְצוּ), 8:17(וְשָׁרְצוּ), 9:7절(שִׁרְצוּ)은 WLC로 확인했다. כבש와 רדה가 9:1–7절에 없음은 이 범위 전체로 확인했다. שרץ의 동사가 사람에게 쓰인 것은 점검한 1, 7, 8, 9장에서 9:7절뿐이다.
10. נפש חיה는 1:20(נֶפֶשׁ חַיָּה), 1:21(כָּל־נֶפֶשׁ הַחַיָּה), 1:24(נֶפֶשׁ חַיָּה), 1:30절(נֶפֶשׁ חַיָּה)에 있고 1:1–19절에는 없다. 9:10(כָּל־נֶפֶשׁ הַחַיָּה), 12, 15, 16절(כָּל־נֶפֶשׁ חַיָּה)이다. 2장 이하의 용례는 점검하지 않았다. 9:1–17절의 נפש 전체는 일곱 번(9:4, 5절 두 번, 10, 12, 15, 16절)이다.
11. 4:8(וַיַּהַרְגֵהוּ), 4:10(קוֹל דְּמֵי אָחִיךָ), 4:11(אֶת־דְּמֵי אָחִיךָ מִיָּדֶךָ), 4:15절(אוֹת)은 WLC로 확인했다. 표징을 뜻하는 אוֹת의 단수형은 WLC 1, 4, 6, 7, 8, 9장을 점검한 범위에서 4:15절과 9:12·13·17절이며(1:14절은 복수형 לְאֹתֹת), 2, 3, 5장은 점검하지 않았다. 4장의 한국어 문구는 흠정역 인쇄본이 제출되지 않아 인용하지 않았다.
12. 1:31(וַיַּרְא אֱלֹהִים … וְהִנֵּה־טוֹב מְאֹד), 6:12(וַיַּרְא אֱלֹהִים אֶת־הָאָרֶץ וְהִנֵּה נִשְׁחָתָה), 9:16절(וּרְאִיתִיהָ)은 WLC로 확인했다.
13. 9:6절 구문은 UBS Handbook(각주 4의 주소)이 ‘사람’을 관사 붙은 일반 명사로 설명한 것을 참고했다. 두 해석의 소개는 모두 전문이 아닌 요약이나 이차 글로 확인했다. 수단 해석과 이븐 에즈라 소개: Timothy Finlay, “The Death Penalty and Genesis 9:6: A Reply to Mastnjak”(블로그 게재 글, https://www.goodreads.com/author_blog_posts/24083541-the-death-penalty-and-genesis-9-6-a-reply-to-mastnjak-guest-article-by-timothy-finlay). 이븐 에즈라 원문은 열람하지 못했다. 값 해석: Seth Kenan Pryor, “Genesis 9:6: The Noahic Covenant and the Divine Blood Redeemer”(Liberty University ThM 학위논문, 2023, https://digitalcommons.liberty.edu/masters/1020)의 초록. 이 초록은 1장에서 ‘값’(beth pretii)의 용법을 논하고 3장에서 9:6절을 ‘for man’으로 풀어야 한다고 결론짓는다. Markus Zehnder, “Cause or Value? Problems in the Understanding of Gen 9,6a”, ZAW 122/1(2010), 81–89쪽(https://doc.rero.ch/record/300658)의 초록. 두 논문의 본문은 열람하지 못했다. ‘베’의 용법 범위는 문법서·사전에서 직접 확인하지 못했다.
14. 9:12절의 ‘노텐’(נֹתֵן)과 9:13절의 ‘나타티’(נָתַתִּי)는 WLC로 확인했다. KJV 9:13절은 ‘I do set’이고 BSB는 ‘I have set’이다(BSB는 https://thebible.ch/FBV/GEN/9/13 의 번역 대조 목록으로 확인). 길의 해당 풀이는 Bible Study Tools의 창세기 9:13 페이지(https://www.biblestudytools.com/nlt/genesis/9-13.html)에 ‘John Gill’s Exposition of the Bible’로 표시된 글로 확인했으며, 그는 같은 글에서 무지개가 홍수 전에 있었는지에 대해 유대인과 그리스도인의 견해가 갈린다고 정리한다.
15. 존 길의 생몰 연도(1697–1771)는 Schaff-Herzog 백과(https://ccel.org/s/schaff/encyc04/htm/iii.xviii.xciv.htm)로 확인했다. 9:6절 풀이는 Bible Study Tools 창세기 9:6 페이지(https://www.biblestudytools.com/wbt/genesis/9-6.html)에 ‘John Gill’s Exposition of the Bible’로 표시된 글의 영어 원문으로 확인했고, 한국어 풀이는 필자의 요약이다. 길은 같은 글에서 사람의 생명을 거두는 일을 ‘아무도 권리가 없는 일’로도 쓰는데, 앞뒤 맥락을 확정하지 못해 옮기지 않았다. 인쇄본 판본과 쪽수는 확인하지 못했다. 성경 본문의 후대 해석 자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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