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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4:1–24아브람은 소돔 왕의 재물을 취하지 않는다
‘취하다’의 다섯 차례 쓰임과 두 왕의 만남
제18편 · 2026.11.04 · Watchman
마므레의 아브람에게 롯이 끌려갔다는 소식이 닿는다
13:18절에서 아브람은 헤브론의 마므레에 장막을 옮기고 거기서 주께 제단을 쌓았다. 14장에서는 도망쳐 나온 한 사람이 그곳의 아브람을 찾아와, 롯이 소돔에서 끌려갔다는 소식을 전한다. 흠정역은 14:12절과 14:13절을 다음과 같이 옮긴다.1
12 소돔에 거하는 아브람의 조카 롯과 그의 재물을 취한 뒤 떠났더라.
12 And they took Lot, Abram’s brother’s son, who dwelt in Sodom, and his goods, and departed.
— 창세기 14:12 (킹제임스 흠정역 · KJV)
13 도피한 자가 와서 히브리 사람 아브람에게 고하니 이는 그가 아모리 족속 마므레의 평야에 거하였기 때문이더라. 마므레는 에스골의 형제요, 또 아넬의 형제였는데 이들이 아브람과 동맹을 맺었더라.
13 And there came one that had escaped, and told Abram the Hebrew; for he dwelt in the plain of Mamre the Amorite, brother of Eshcol, and brother of Aner: and these were confederate with Abram.
— 창세기 14:13 (킹제임스 흠정역 · KJV)
13:12절에서 소돔을 향해 장막을 쳤던 롯은 14:12절에서 ‘소돔에 거하는’ 사람으로 불린다. 이 소식이 아브람에게 닿기 전에 본문은 열두 절에 걸쳐 전쟁의 경위를 먼저 적는다. 14:1–2절은 네 왕과 소돔·고모라·아드마·스보임·벨라의 다섯 왕을 나열한다. 다섯 왕은 열두 해 동안 엘람 왕 그돌라오멜을 섬기다가 열셋째 해에 반역했다. 열넷째 해에 그돌라오멜과 동맹 왕들이 원정에 나섰다. 여러 족속을 친 이들은 싯딤 골짜기에서 다섯 왕과 맞붙었다(14:4–9절).2 소돔과 고모라의 왕들은 달아나다가 진흙 구덩이에 빠졌고, 승리한 쪽은 두 도시의 재물과 양식과 롯을 취해 떠났다(14:10–12절). 아래 표는 14장의 흐름이다.
| 절 | 장면 | 움직이는 쪽 |
|---|---|---|
| 14:1–4 | 네 왕과 다섯 왕의 이름, 열두 해의 섬김과 열셋째 해의 반역 | 네 왕과 다섯 왕 |
| 14:5–7 | 열넷째 해에 네 왕이 여러 족속을 치고 가데스까지 이른다 | 그돌라오멜과 동맹 왕들 |
| 14:8–12 | 싯딤 골짜기에서 다섯 왕이 패하고 롯이 재물과 함께 끌려간다 | 다섯 왕과 네 왕 |
| 14:13–16 | 도망쳐 나온 사람의 소식을 듣고 아브람이 삼백십팔 명과 추격하여 되찾아 온다 | 아브람 |
| 14:17–20 | 소돔 왕이 나와 맞이하고 멜기세덱이 빵과 포도즙을 내며 축복한다 | 소돔 왕과 멜기세덱 |
| 14:21–24 | 소돔 왕의 제안을 아브람이 맹세로 거절한다 | 소돔 왕과 아브람 |
‘취하다’는 침략자의 약탈에서 시작해 아브람의 거절로 끝난다
14장에는 ‘왕’(멜렉, מֶלֶךְ)이 모두 27번 나온다.3 14:1–2절에서 아홉 왕이 소개되고, 14:8–9절에서 같은 왕들이 다시 불리며, 14:17–18절과 14:21–22절에서는 소돔 왕과 살렘 왕이 나온다. 그 가운데서 아브람은 14:13절에서 ‘히브리 사람’(하이브리, הָעִבְרִי)으로 불린다. 여러 왕이 등장하는 이 장에서 아브람은 ‘히브리 사람’으로 소개되며, 단수형 ‘히브리 사람’이 창세기에 처음 나오는 곳이 14:13절이다. ‘동맹’(바알레 베리트, בַּעֲלֵי בְרִית)을 맺은 마므레와 에스골과 아넬은 14:24절에서 전리품의 몫을 받는 사람들로 다시 나온다.
이 장에서는 히브리어 동사 ‘라카흐’(לָקַח)의 흐름이 눈에 띈다. 14:11절에서 동맹군은 소돔과 고모라의 재물과 양식을 취하고, 14:12절에서 롯과 그의 재물을 취한다. 14:21절에서 소돔 왕은 아브람에게 재물은 네가 가져가라고 말한다. 14:23절에서 아브람은 가져가지 않겠다고 맹세하고, 14:24절에서는 함께 간 사람들이 자기 몫을 가져갈 것이라고 덧붙인다. 흠정역은 같은 동사를 14:11절에서 ‘빼앗아’, 14:12절에서 ‘취한’, 14:21–24절에서 ‘가져가다’로 옮겼다. 히브리어 동사 라카흐는 14장에 다섯 번 쓰이는데, 앞의 두 번은 왕들의 약탈이고 뒤의 세 번은 소돔 왕의 제안과 아브람의 거절과 동맹자들의 몫이다. 재물을 가리키는 ‘레쿠쉬’(רְכֻשׁ)도 14:11–12절의 약탈, 14:16절의 회복, 14:21절의 소돔 왕의 제안 장면에서 반복된다.4
14:17–18절에서는 두 왕이 한 장면에 나온다. 소돔 왕은 ‘나와’(와예체, וַיֵּצֵא) 아브람을 맞이하고, 살렘 왕 멜기세덱은 빵과 포도즙을 ‘가지고 나왔다’(호치, הוֹצִיא). 같은 어근은 14:8절의 소돔 왕에게도 쓰여 모두 세 번 나오지만, 소돔 왕에게서는 나오는 행동을, 멜기세덱에게서는 빵과 포도즙을 가져오는 행동을 나타낸다.5 14:18절은 멜기세덱이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코헨 레엘 엘욘, כֹּהֵן לְאֵל עֶלְיוֹן)이었다고 덧붙이는데, 창세기에서 ‘제사장’(코헨)이 처음 나오는 곳이 이 절이다. 흠정역은 14:18절을 다음과 같이 옮긴다.
18 살렘 왕 멜기세덱은 빵과 포도즙을 가지고 나왔는데 그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이었더라.
18 And Melchizedek king of Salem brought forth bread and wine: and he was the priest of the most high God.
— 창세기 14:18 (킹제임스 흠정역 · KJV)
이어서 멜기세덱은 아브람을 축복하고 하나님을 찬송한다. 흠정역은 14:19절과 14:20절을 다음과 같이 옮긴다.
19 그가 아브람을 축복하여 이르되, 하늘과 땅의 소유자 즉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아브람에게 복이 있을지어다.
19 And he blessed him, and said, Blessed be Abram of the most high God, possessor of heaven and earth:
— 창세기 14:19 (킹제임스 흠정역 · KJV)
20 네 원수들을 네 손에 넘겨주신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을 찬송할지어다. 하매 아브람이 모든 것의 십분의 일을 그에게 주니라.
20 And blessed be the most high God, which hath delivered thine enemies into thy hand. And he gave him tithes of all.
— 창세기 14:20 (킹제임스 흠정역 · KJV)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엘 엘욘, אֵל עֶלְיוֹן)은 14:18절, 14:19절, 14:20절, 14:22절에 나와 모두 네 번이며, 창세기에서는 이 장에만 있다. 멜기세덱이 부른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을 아브람은 14:22절에서 ‘주,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으로 되받는다. 멜기세덱은 14:20절에서 승리의 근거를 하나님께 돌리고, 아브람은 14:22절에서 같은 하나님을 부르며 소돔 왕의 재물을 거절한다. 소돔 왕의 말과 아브람의 대답은 다음과 같다.
21 소돔 왕이 아브람에게 이르기를, 사람들은 내게 주고 재물은 네가 가져가라, 하매
21 And the king of Sodom said unto Abram, Give me the persons, and take the goods to thyself.
— 창세기 14:21 (킹제임스 흠정역 · KJV)
22 아브람이 소돔 왕에게 이르되, 내가 하늘과 땅의 소유자 즉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 곧 주께 내 손을 들어 맹세하였노니
22 And Abram said to the king of Sodom, I have lift up mine hand unto the LORD, the most high God, the possessor of heaven and earth,
— 창세기 14:22 (킹제임스 흠정역 · KJV)
23 이것은 네가 이르기를, 내가 아브람을 부자로 만들었다, 할까 염려하여 내가 실오라기 하나나 신발 끈 하나도 가져가지 아니하며 네게 속한 것은 어떤 것도 내가 가져가지 아니하려 함이라.
23 That I will not take from a thread even to a shoelatchet, and that I will not take any thing that is thine, lest thou shouldest say, I have made Abram rich:
— 창세기 14:23 (킹제임스 흠정역 · KJV)
‘하늘과 땅의 소유자’(코네 샤마임 바아레츠, קֹנֵה שָׁמַיִם וָאָרֶץ)는 14:19절 멜기세덱의 입과 14:22절 아브람의 입에만 나오며, ‘소유하다’(카나) 동사가 ‘하늘과 땅’과 함께 쓰이는 곳도 창세기에서 이 두 절뿐이다.6 14:24절에서 아브람은 두 가지 예외를 둔다. 하나는 청년들이 이미 먹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함께 간 아넬과 에스골과 마므레가 받을 몫이다. 그는 자기 몫은 거절하되 동맹자들이 받을 몫은 인정한다.
시편과 히브리서는 멜기세덱을 다시 부르고, 14:20절의 ‘넘겨주다’는 15:1절의 ‘방패’로 이어진다
구약에서 멜기세덱의 이름이 14:18절 밖에 나오는 곳은 시편 110:4절 하나이다. ‘살렘’도 구약에서는 14:18절과 시편 76편(히브리어 본문으로는 76:3절)에만 나오며, 시편 76:2절은 하나님의 장막이 ‘살렘’에 있고 그분의 거처가 ‘시온’에 있다고 노래한다.7 흠정역은 시편 110:4절을 다음과 같이 옮긴다.
4 주께서 맹세하셨고 뜻을 돌이키지 아니하시리라. 이르시기를, 너는 멜기세덱의 계통에 따라 영원히 제사장이라, 하셨도다.
4 The LORD hath sworn, and will not repent, Thou art a priest for ever after the order of Melchizedek.
— 시편 110:4 (킹제임스 흠정역 · KJV)
시편은 ‘멜기세덱의 계통에 따라’(알 디브라티 말키체덱, עַל דִּבְרָתִי מַלְכִּי צֶדֶק)라는 비교 구문으로 ‘영원히 제사장’을 말한다.
신약에서는 히브리서가 멜기세덱을 길게 다룬다. 히브리서 5:6절은 시편 110:4절의 말을 ‘다른 곳에서 이르시기를’이라며 인용하고, 6:20절은 예수님께서 ‘멜기세덱의 계통에 따라 영원히 대제사장’이 되셨다고 쓴다. 7장은 14:17–20절의 사건을 거슬러 짚는다.8 흠정역은 히브리서 7:1절과 7:3절을 다음과 같이 옮긴다.
1 이 멜기세덱은 살렘 왕이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이었는데 그가 왕들을 살육하고 돌아오는 아브라함을 만나 아브라함을 축복하였으며
1 For this Melchisedec, king of Salem, priest of the most high God, who met Abraham returning from the slaughter of the kings, and blessed him;
— 히브리서 7:1 (킹제임스 흠정역 · KJV)
3 그는 아버지도 없고 어머니도 없고 혈통도 없고 날들의 시작도 없고 생명의 끝도 없으며 오히려 하나님의 아들과 같이 되어 계속해서 제사장으로 있느니라.
3 Without father, without mother, without descent, having neither beginning of days, nor end of life; but made like unto the Son of God; abideth a priest continually.
— 히브리서 7:3 (킹제임스 흠정역 · KJV)
히브리서 7:2절은 아브라함이 그에게 ‘모든 것의 십분의 일’을 주었다고 쓰고 그의 이름을 ‘의의 왕’과 ‘평화의 왕’으로 풀이한다. 7:4절은 그 십분의 일이 ‘노획물’에서 나왔다고 적고, 7:5–8절은 이 사건을 레위 자손의 십일조와 견주어 낮은 자가 더 나은 자에게 축복을 받는다는 결론에 이른다. ‘십분의 일’(마아세르, מַעֲשֵׂר)이라는 명사는 창세기에서 14:20절에만 나온다.
14장 뒤에는 15:1절이 이어진다. ‘이 일들 뒤에’ 주의 말씀이 환상 가운데서 아브람에게 임한다. 흠정역은 15:1절을 다음과 같이 옮긴다.
1 이 일들 뒤에 주의 말씀이 환상에서 아브람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아브람아, 두려워하지 말라. 나는 네 방패요, 네가 받을 지극히 큰 보상이니라, 하시니
1 After these things the word of the LORD came unto Abram in a vision, saying, Fear not, Abram: I am thy shield, and thy exceeding great reward.
— 창세기 15:1 (킹제임스 흠정역 · KJV)
‘네 원수들을 네 손에 넘겨주신’(14:20절)의 ‘넘겨주다’(미겐, מִגֵּן)와 15:1절의 ‘방패’(마겐, מָגֵן)는 자음 표기가 모두 מגן이고, 창세기에서는 이 두 절에만 나온다. 14:23절에서 아브람은 소돔 왕이 ‘내가 아브람을 부자로 만들었다’(헤에샤르티, הֶעֱשַׁרְתִּי)고 말하는 것을 막으려 했다. 15:1절에서는 주께서 스스로를 아브람의 ‘방패’이자 ‘지극히 큰 보상’이라고 부르신다. ‘보상’(세카르, שָׂכָר)은 창세기에서 15:1절이 첫 용례이다.9 다만 15:1절의 끝부분은 번역에 따라 ‘나는 네 방패요 네 지극히 큰 보상이다’(흠정역·KJV·NIV 등)와 ‘네 보상이 매우 크리라’(ESV·NASB·NRSV 등)로 갈린다.10
멜기세덱의 정체, 십분의 일을 준 사람과 그 범위, 아브람의 거절의 뜻을 두고 해석이 갈린다
첫째 쟁점은 멜기세덱이 누구인가이다. 창세기는 그를 살렘 왕이자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으로 소개하고, 빵과 포도즙과 축복의 말만 적을 뿐 부모와 족보와 출생과 죽음은 기록하지 않는다. 첫째 이해는 히브리서 7:3절을 이 기록의 부재에 바탕을 둔 서술로 본다. 히브리서가 기록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그를 ‘하나님의 아들과 같이 되어’ 제사장으로 있는 사람으로 제시하며, ‘닮음’의 표현이 이 이해의 근거가 된다. 부모가 실제로 없었다거나 멜기세덱이 곧 예수님이라는 결론은 본문의 명시적 진술이 아니다. 둘째 이해는 7:3절의 ‘생명의 끝도 없으며’와 7:8절의 ‘살아 있다는 증언’을 더 무겁게 받아 그를 도시의 왕 이상의 존재로 이해한다. 이는 창세기의 소개에 더해 히브리서의 표현을 추가로 풀이한 입장이다.
둘째 쟁점은 14:20절의 십분의 일이다. 히브리어 문장 ‘그가 그에게 모든 것에서 십분의 일을 주었다’(바이텐 로 마아세르 미콜, וַיִּתֶּן לוֹ מַעֲשֵׂר מִכֹּל)에는 주는 사람이 이름으로 명시되어 있지 않다. 흠정역은 ‘아브람이 … 주니라’로 옮기고, 히브리서 7:2절과 7:4절도 아브라함이 주었다고 분명히 쓴다. 창세기 14:20절만으로는 ‘모든 것’의 범위가 설명되지 않는다. 다만 히브리서 7:4절은 아브라함이 노획물에서 십분의 일을 드렸다고 설명한다. 이 사건에서 오늘의 소득 전체에 대한 의무를 곧바로 끌어내려면 별도의 논증이 필요하다.
셋째 쟁점은 아브람의 거절이 무엇을 뜻하는가이다. 14:23절은 이유를 직접 밝힌다. 소돔 왕이 ‘내가 아브람을 부자로 만들었다’고 말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이를 재물의 출처를 하나님께 두려는 신앙의 표현으로 보는 이해는 14:22절의 맹세와 ‘하늘과 땅의 소유자’라는 칭호를 근거로 든다. 다른 이해는 13:13절에서 소돔 사람들이 ‘주 앞에 심히 큰 죄인들’로 소개된 점을 근거로 삼아, 거절을 그 도시와의 이해관계를 끊으려는 선택으로 이해한다. 두 이해는 서로를 배제하지 않는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이 장면을 교회의 제사와 연결해 보았다
후대에 제시된 해석을 하나 덧붙인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신국론》 16권 22장에서 14장의 사건을 차례로 정리한다. 그는 아브람이 롯과 소돔 사람들을 구해 냈고, 소돔 왕이 내놓은 몫을 받지 않았으며,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 멜기세덱이 그를 드러내 놓고 축복했다고 적는다. 이어 그는 멜기세덱의 이 장면에서 오늘 그리스도인들이 온 세상에서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가 처음 나타난다고 풀었다. 시편 110편의 ‘멜기세덱의 계통에 따른’ 제사장은 아론의 계통과 구별되는 그리스도의 제사장직을 가리키며, 그림자가 미리 가리키던 실체가 드러나면 아론 계통의 제사직은 끝난다고 보았다.11 이는 후대의 독자가 본문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보여 주는 사례이며, 본문 자체의 설명과는 구분된다. 앞서 살핀 해석이나 아래 정리를 입증하는 근거로 삼지 않는다.
14장의 짜임은 취하는 왕들, 내어놓는 왕, 취하지 않는 아브람의 대비로 풀어 볼 수 있다
아래 표는 본문에서 직접 확인되는 사항을 ‘관찰’, 그 배열에서 이끌어 낸 해석을 ‘추론’, 본문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가능성을 ‘사변’으로 구분한다.
| 어휘·구절·주제 | 내용 | 판단 구분 |
|---|---|---|
| ‘왕’과 ‘히브리 사람’ | 14장에 ‘왕’이 27번 나오고, 14:13절에서 아브람이 ‘히브리 사람’으로 처음 불림 | 관찰 |
| ‘라카흐’(취하다) | 14:11절; 14:12절; 14:21절; 14:23절; 14:24절(다섯 번) | 관찰 |
| ‘재물’ | 14:11–12절; 14:16절(두 번); 14:21절 | 관찰 |
| ‘나가다’ | 소돔 왕 14:8절·14:17절, 멜기세덱 14:18절(같은 어근 세 번) | 관찰 |
|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 | 14:18절; 14:19절; 14:20절; 14:22절, 창세기에서는 14장에만 나옴 | 관찰 |
| ‘하늘과 땅의 소유자’ | 14:19절 멜기세덱의 말, 14:22절 아브람의 말 | 관찰 |
| ‘형제’ | 롯이 14:12절에서 ‘아브람의 형제의 아들’, 14:14절과 14:16절에서 ‘그의 형제’로 불림 | 관찰 |
| ‘십분의 일’ | 명사는 창세기에서 14:20절뿐, 동사형은 28:22절 | 관찰 |
| ‘넘겨주다’와 ‘방패’ | 14:20절과 15:1절, 자음이 같은 낱말이 창세기에서 두 곳 | 관찰 |
| 멜기세덱의 이름과 ‘살렘’ | 멜기세덱은 14:18절과 시편 110:4절, 살렘은 14:18절과 시편 76편(히브리어 76:3절) | 관찰 |
| ‘취함’의 배열 | 약탈(14:11–12절)에서 제안(14:21절), 거절(14:23절), 몫의 인정(14:24절)으로 이어짐 | 추론 |
| 두 왕의 영접 | 같은 장면에서 소돔 왕은 사람을 돌려 달라는 요청과 재물의 제안을, 멜기세덱은 빵과 포도즙과 축복을 내놓음 | 추론 |
| 공통 칭호 | 아브람이 14:19절의 칭호를 14:22절에서 맹세의 근거로 되풀이함 | 추론 |
| 빵과 포도즙의 용도 | 추격에서 돌아온 아브람 일행을 위한 것이었을 가능성 | 사변 |
| 15:1절의 ‘두려워하지 말라’ | 14장의 싸움과 이어질 가능성 | 사변 |
관찰에서 이끌어 낸 추론은 셋이다. 첫째, ‘취하다’ 다섯 번은 두 쪽으로 나뉜다. 14:11–12절에서 이 동사의 주어는 침략한 왕들이고 목적어는 소돔의 재물과 롯이다. 14:21–24절에서는 소돔 왕이 제안하고, 아브람은 자기 몫은 거절하되 동맹자들이 받을 몫은 인정한다. 같은 동사가 한 장의 앞과 뒤에서 이렇게 쓰이므로, 14장은 ‘취하는 쪽’과 ‘취하지 않는 쪽’의 대비를 세우는 구조로 볼 여지가 있다. 다만 아브람이 동맹자들의 몫을 인정한 점(14:24절)에서, 이 거절을 재물 일반에 대한 부정으로 넓히기는 어렵다.
둘째, 같은 어근이 소돔 왕과 멜기세덱에게 잇따라 쓰인다(14:17–18절). 소돔 왕의 말은 ‘사람들은 내게 주고 재물은 네가 가져가라’(14:21절)이고, 멜기세덱의 말은 아브람을 축복하고 하나님을 찬송하는 말이다(14:19–20절). 두 왕이 한 장면 안에서 서로 다른 것을 내놓는 구조로 헤아려 볼 수 있다.
셋째, 14:22절에서 아브람은 멜기세덱이 쓴 ‘하늘과 땅의 소유자’를 소돔 왕 앞에서 맹세의 근거로 되풀이하고 그 앞에 ‘주’를 붙인다. 이를 근거로 14:23절의 거절은 하늘과 땅을 소유하신 분을 앞세운 말로 이해해 볼 수 있다.
사변으로 남기는 것은 둘이다. 하나는 14:18절의 빵과 포도즙이 추격에서 돌아온 아브람 일행을 위한 것일 수 있다는 점이다. 본문은 그것을 누가 먹었는지 적지 않는다. 다른 하나는 15:1절의 ‘두려워하지 말라’가 14장에서 벌어진 싸움과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15:1절은 두려움의 이유를 밝히지 않는다.
소돔 왕의 재물을 거절한 아브람에게 15:1절의 ‘보상’은 무엇으로 이해되는가
아브람의 거절은 재물 자체를 부정하기보다 누가 자신을 부유하게 했다고 말할 수 있는지를 가리는 선택으로 볼 여지가 있다. 곧바로 15:1절은 ‘이 일들 뒤에’ 주께서 아브람의 ‘방패’이자 ‘지극히 큰 보상’이 되겠다고 말씀하신다. 소돔 왕에게서 ‘부자로 만들었다’는 말을 듣지 않으려던 아브람은 15:2–3절에서 주께 무엇을 묻는가. 그리고 14장의 싸움과 거절을 뒤에 두고,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은 어떻게 들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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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흠정역 인용문은 흠정역 인쇄본의 해당 쪽(창세기 14–15장, 시편 76·110편, 히브리서 5–7장)에서 옮겼다. KJV는 GitHub 저장소 thiagobodruk/bible의 en_kjv.json에서 해당 구절을 열어 대조했고, 시편 110:4절은 christianity.com의 KJV 시편 110:4절과도 대조했다. 저장소 본문에 있던 쉼표 앞 공백은 정리했다. ↩
2. 14:4–5절의 열두 해·열셋째 해·열넷째 해, 14:9절의 ‘네 왕과 다섯 왕’(아르바아 말라킴 에트 하하미샤, אַרְבָּעָה מְלָכִים אֶת הַחֲמִשָּׁה), 14:14절의 삼백십팔 명(쉬모나 아사르 우슐로쉬 메오트, שְׁמֹנָה עָשָׂר וּשְׁלֹשׁ מֵאוֹת)은 OSHB 본문으로 확인했다. 14:14절의 ‘훈련받은 종’에서 ‘훈련받은’(하니킴, חֲנִיכָיו의 어근)은 OSHB 전체에서 이 한 곳에만 나온다. 14:10절의 ‘진흙 구덩이가 많았으므로’(베에롯 베에롯 헤마르, בֶּאֱרֹת בֶּאֱרֹת חֵמָר)는 ‘구덩이’를 뜻하는 낱말이 겹쳐 쓰인 형태이다. ↩
3. 계수 기준은 Open Scriptures Hebrew Bible(WLC 기반)의 창세기 14장이며, 어휘 표지(표제어 번호)로 세었다. 접두 전치사·접속사가 붙은 형태를 포함하고 마켑 연결어는 각각 센다. BHS와는 대조하지 못했다. ‘왕’(표제어 4428)의 분포는 14:1(4), 14:2(5), 14:5(1), 14:8(5), 14:9(5), 14:10(1), 14:17(3), 14:18(1), 14:21(1), 14:22(1)로 모두 27번이다. 단수형 ‘히브리 사람’(하이브리)은 창세기에서 14:13; 39:14; 39:17; 41:12절에 나오며 복수형은 세지 않았다. ‘동맹’(바알레 베리트)은 직역하면 ‘언약의 주인들’이다. 에스골과 아넬은 창세기에서 14:13절과 14:24절에만 나온다. ↩
4. ‘취하다’(라카흐, 표제어 3947)는 14:11절(와이케후), 14:12절(와이케후), 14:21절(카흐), 14:23절(에카흐), 14:24절(이케후)이다. ‘재물’(레쿠쉬, 표제어 7399)은 14:11절; 14:12절; 14:16절(두 번); 14:21절에 나오며, 창세기 전체로는 12:5; 13:6; 14:11; 14:12; 14:16(2); 14:21; 15:14; 31:18; 36:7; 46:6절의 11번이다. ↩
5. ‘나가다’(야짜, 표제어 3318)는 14:8절(와예체), 14:17절(와예체), 14:18절(호치)이다. ‘제사장’(코헨, 표제어 3548)은 창세기에서 14:18; 41:45; 41:50; 46:20; 47:22(두 번); 47:26절에 나오며 14:18절이 첫 용례이다. ↩
6.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엘 엘욘)은 14:18; 14:19; 14:20; 14:22절이다. 창세기 40:17절에서 같은 자음으로 쓰인 ‘엘욘’은 ‘위쪽’을 뜻하는 형용사로 별개이다. ‘복이 있을지어다·찬송할지어다’(바루크)는 14:19절에 두 번, 14:20절에 한 번이다. ‘카나’(קנה)가 ‘샤마임’(하늘)과 같은 절에 나오는 곳은 창세기에서 14:19절과 14:22절뿐이다. ‘카나’는 ‘얻다·사다·짓다·소유하다’ 등으로 옮겨질 수 있는 동사이며, 흠정역과 KJV는 ‘소유자’(possessor)로 옮겼다. ↩
7. ‘멜기세덱’(말키 체덱)은 OSHB 구약 전체에서 창세기 14:18절과 시편 110:4절 두 곳에만 나온다. ‘살렘’(샬렘, שָׁלֵם, 표제어 8004)은 창세기 14:18절과 시편 76:3절(히브리어 절 번호이며 흠정역·KJV로는 76:2절)이다. 시편 110:4절의 히브리어는 ‘니슈바 아도나이 베로 이나헴 앗타 코헨 레올람 알 디브라티 말키 체덱’(נִשְׁבַּע יְהוָה וְלֹא יִנָּחֵם אַתָּה כֹהֵן לְעוֹלָם עַל דִּבְרָתִי מַלְכִּי צֶדֶק)이다. KJV는 christianity.com으로 대조했다. 시편 76:2절의 흠정역은 인쇄본에서 확인했다. ↩
8. 히브리서의 흠정역은 인쇄본(히브리서 5–7장)에서 옮겼고, KJV는 각주 1의 저장소 본문으로 대조했다. 5:6절, 6:20절, 7:2절, 7:4–8절은 인쇄본 본문을 요약했다. 5:6절의 ‘다른 곳에서 이르시기를’은 인쇄본의 문구이다. ↩
9. ‘넘겨주다’(미겐, 14:20절)와 ‘방패’(마겐, 15:1절)는 OSHB에서 서로 다른 표제어로 분류되지만 자음이 같다. 창세기 3:23절의 같은 글자열은 전치사 ‘민’과 ‘간’(동산)이 이어진 형태로 별개이다. ‘부자로 만들다’(헤에샤르티, 14:23절)는 창세기에서 이 한 곳이다. ‘보상’(세카르, 표제어 7939)은 창세기에서 15:1; 30:18; 30:28; 30:32; 30:33; 31:8(두 번)절에 나오며 15:1절이 첫 용례이다. ‘십분의 일’(마아세르, 표제어 4643)은 창세기에서 14:20절뿐이고, 같은 어근의 동사(아세르 아아세르넨)는 28:22절에 두 번 나온다. ↩
10. 15:1절 끝부분의 번역 차이는 Bible Hub의 번역 대조로 확인했다. 보상을 ‘방패’와 같은 자리의 명사구로 옮기는 번역(KJV, NKJV, NIV, ASV 등)과 ‘네 보상이 매우 크리라’처럼 독립된 절로 옮기는 번역(ESV, NASB, NRSV, CSB 등)이 있고, NET은 ‘크게 보상하시는 분’으로 옮긴다. 본문은 흠정역의 구문을 따랐다. ↩
11. Augustine, 《신국론》(De Civitate Dei) 16권 22장, Marcus Dods 영역. Logos Virtual Library의 해당 장을 열람해 요약했다. 이 열람본에는 장의 별도 제목이 표시되어 있지 않았고, 요약한 내용은 이 장에 나오는 부분에 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