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가 쌓인 땅에 복이 다섯 번 놓인다

우르에서 하란까지는 붉은 점선으로, 하란에서 세겜과 벧엘을 거쳐 네게브까지는 남보라색 실선으로 표시한 아브람의 이동 경로 지도
우르에서 하란을 거쳐 가나안으로 이어지는 여정. 남보라색 경로는 창세기 12장 1–9절에 기록된 하란에서 세겜과 벧엘 동쪽 산지를 지나 네게브로 향하는 이동을 나타낸다.

구약 › 모세오경

창세기 12:1–9 — 저주가 쌓인 땅에 복이 다섯 번 놓인다

두 명령과 주께서 하시겠다는 여섯 말씀, 제단을 지나 남쪽으로 이어진 걸음

제15편 · 2026.11.02 · Watchman


약속에 앞서, 아직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땅으로 가라는 명령이 나온다

11:30절은 사래에게 아이가 없다고 적었다. 그 뒤에 이어지는 12:1절은 약속이 아니라 명령으로 열린다. 떠나야 할 곳으로는 고향과 친족과 아버지 집이 제시되지만, 가야 할 땅의 이름은 아직 밝혀지지 않는다.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이라고만 한다. 이 명령에는 어떤 약속이 이어지며, 아브람은 그 말씀을 따라 어디까지 나아가는가. 이번 글은 12:1–9절을 따라 이 물음을 살핀다.

이 본문은 세 장면으로 나누어 살필 수 있다. 각 장면에서 아브람이 있는 곳은 아래 표와 같다.

절장면아브람의 위치
12:1–3주께서 명령하시고 약속하신다장소가 적히지 않음
12:4–5하란을 떠나 가나안 땅에 들어간다하란 → 가나안 땅
12:6–9땅 안에서 제단을 쌓으며 옮겨 간다세겜 → 벧엘 동쪽 → 남쪽

흠정역은 12:1절을 다음과 같이 옮긴다.1

1 그런데 전에 주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네 고향과 친족과 아버지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

1 Now the LORD had said unto Abram, Get thee out of thy country, and from thy kindred, and from thy father’s house, unto a land that I will shew thee:

— 창세기 12:1 (킹제임스 흠정역 · KJV)

떠나야 할 대상으로 열거된 말들의 순서도 눈여겨볼 만하다. 고향, 친족, 아버지 집으로 갈수록 범위가 좁아진다. 히브리어로는 ‘에레츠’(땅), ‘몰레데트’(친족, 태어난 곳), ‘베이트 아브’(아버지 집)이다. 몰레데트는 앞 편에서 살핀 11:28절의 ‘태어난 땅’과 같은 낱말이다.

복이 다섯 번 나오는 두 절 앞에는 저주가 다섯 번 쌓여 있다

12:2–3절은 주께서 아브람에게 하시는 약속이다. 흠정역은 이 두 절을 다음과 같이 옮긴다.

2 내가 너로부터 큰 민족을 만들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크게 하리니 네가 복이 되리라.

2 And I will make of thee a great nation, and I will bless thee, and make thy name great; and thou shalt be a blessing:

— 창세기 12:2 (킹제임스 흠정역 · KJV)

3 너를 축복하는 자들에게는 내가 복을 주고 너를 저주하는 자들에게는 저주를 내리리니 네 안에서 땅의 모든 가족들이 복을 받으리라, 하셨으므로

3 And I will bless them that bless thee, and curse him that curseth thee: and in thee shall all families of the earth be blessed.

— 창세기 12:3 (킹제임스 흠정역 · KJV)

먼저 12:1–3절의 동사를 살피면, 아브람에게 주어진 명령과 주께서 하시겠다는 말씀을 구분할 수 있다. 아브람에게 주어진 명령형은 ‘가라’(12:1절)와 ‘되라’(12:2절) 둘이고, 주께서 1인칭으로 ‘내가 하겠다’고 하시는 동사는 여섯이다.2 땅을 보여 주고, 큰 민족을 이루고, 복을 주고, 이름을 크게 하고, 축복하는 자에게 복을 주고, 저주하는 자에게 저주를 내리겠다는 말씀이다.

히브리어 본문에서 복을 뜻하는 같은 어근의 말은 이 두 절에 다섯 번 나온다. 동사 ‘바라크’(בָּרַךְ, 복을 주다)의 형태 넷과 명사 ‘브라카’(בְּרָכָה, 복) 하나이다.2 그런데 창세기 1–11장에서 ‘저주하다’는 뜻의 ‘아라르’(אָרַר)는 정확히 다섯 번 나온다. 3:14절, 3:17절, 4:11절, 5:29절, 9:25절이다.2 복이 새로 나온 것은 아니다. 1–11장에도 ‘복을 주다’라는 뜻의 동사는 여섯 번 나온다(1:22절, 1:28절, 2:3절, 5:2절, 9:1절, 9:26절). 여기서 눈여겨볼 점은 복의 대상으로 ‘땅의 모든 가족들’이 언급된다는 것이다.

‘땅’으로 옮긴 12:3절의 낱말은 ‘아다마’(אֲדָמָה, 흙, 경작지)이다. 저주가 나오는 다섯 구절 가운데 세 곳, 곧 3:17절, 4:11절, 5:29절에는 같은 절 안에 아다마가 있다.3 앞서 저주를 말하는 구절에 쓰였던 ‘아다마’가 12:3절에서는 복을 받을 모든 가족을 가리키는 표현에 다시 나온다.

12:3절에서 ‘저주’로 옮긴 두 표현은 서로 다른 히브리어 어근에서 나왔다. ‘저주하는 자’는 ‘칼랄’(קלל, 가볍게 여기다)의 단수 분사(מְקַלֶּלְךָ)이고, 주께서 내리시는 저주는 ‘아라르’이다. ‘축복하는 자’는 복수 분사(מְבָרֲכֶיךָ)이다. 흠정역 인쇄본은 둘 다 복수로, KJV는 ‘them that bless’와 ‘him that curseth’로 옮겼다.4

12:4절은 명령에 대한 아브람의 반응을 적는다. 흠정역은 다음과 같이 옮긴다.

4 이에 아브람이 주께서 전에 자기에게 말씀하신 대로 떠났고 롯도 그와 함께 갔는데 아브람이 하란을 떠날 때 그는 칠십오 세였더라.

4 So Abram departed, as the LORD had spoken unto him; and Lot went with him: and Abram was seventy and five years old when he departed out of Haran.

— 창세기 12:4 (킹제임스 흠정역 · KJV)

12:1절의 ‘가라’(לֶךְ)와 같은 어근이 12:4절에서 ‘떠났다’(וַיֵּלֶךְ, 와옐레크)로 두 번 나온다. 한 번은 아브람이, 한 번은 롯이 간다.5 이어지는 12:5절은 이 이동의 동행자와 재산을 기록한다.

5 아브람이 자기 아내 사래와 자기 조카 롯과 하란에서 그들이 모은 그들의 모든 재산과 그들이 얻은 혼들을 데려갔으며 그들이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려고 나아가 가나안 땅으로 들어갔더라.

5 And Abram took Sarai his wife, and Lot his brother’s son, and all their substance that they had gathered, and the souls that they had gotten in Haran; and they went forth to go into the land of Canaan; and into the land of Canaan they came.

— 창세기 12:5 (킹제임스 흠정역 · KJV)

앞 편의 11:31절에서 데라 일행은 가나안으로 향하다 하란에 머문다. 12:5절에서는 ‘가나안 땅으로’(아르차 케나안)가 두 번 나오며 아브람 일행이 그 땅에 이르렀다고 적는다. 12:6절은 가나안에 들어온 뒤의 이동을 기록한다.

6 아브람이 그 땅을 지나 세겜이라는 곳에 다다르고 모레의 평야에 다다랐는데 그때에 가나안 족속이 그 땅에 있었더라.

6 And Abram passed through the land unto the place of Sichem, unto the plain of Moreh. And the Canaanite was then in the land.

— 창세기 12:6 (킹제임스 흠정역 · KJV)

세겜은 창세기에서 처음 나오는 지명이다.6 이 절은 아브람이 들어선 땅에 이미 가나안 족속이 있다고 덧붙인다. 그 땅에서 주께서 다시 말씀하신다. 12:7절은 땅과 후손에 관한 약속을 적는다.

7 주께서 아브람에게 나타나 이르시되, 내가 이 땅을 네 씨에게 주리라, 하셨으므로 거기에 그가 자기에게 나타나신 주께 제단을 쌓고

7 And the LORD appeared unto Abram, and said, Unto thy seed will I give this land: and there builded he an altar unto the LORD, who appeared unto him.

— 창세기 12:7 (킹제임스 흠정역 · KJV)

‘주께서 나타나셨다’(וַיֵּרָא יְהוָה, 와예라 아도나이)는 주께서 사람에게 나타나시는 서술로 창세기에서 12:7절이 처음이다.7 그 뒤로 17:1절, 18:1절, 26:2절, 26:24절에서 다시 나온다. 이 절에서는 땅이 아브람의 ‘씨’, 곧 후손에게 주어진다. 아브람은 거기에 제단을 쌓고, 이어지는 12:8절도 이동과 제단을 적는다.

8 거기서 떠나 벧엘의 동쪽에 있는 산으로 이동하여 자기 장막을 쳤는데 그곳의 서쪽에는 벧엘이 있고 동쪽에는 아이가 있더라. 거기서 그가 주께 제단을 쌓고 주의 이름을 불렀더라.

8 And he removed from thence unto a mountain on the east of Bethel, and pitched his tent, having Bethel on the west, and Hai on the east: and there he builded an altar unto the LORD, and called upon the name of the LORD.

— 창세기 12:8 (킹제임스 흠정역 · KJV)

벧엘과 아이도 이 절에서 처음 나온다.6 ‘제단’(미즈베아흐)은 창세기 1–11장에서 8:20절 노아의 제단에만 나오고, ‘주께 제단을 쌓았다’는 구조는 8:20절, 12:7절, 12:8절, 13:18절 네 곳에 있다.8 이 본문의 마지막 절인 12:9절에는 제단을 쌓거나 말씀을 듣는 서술이 없다.

9 아브람이 이동하여 계속 남쪽을 향해 갔더라.

9 And Abram journeyed, going on still toward the south.

— 창세기 12:9 (킹제임스 흠정역 · KJV)

히브리어로는 ‘헬로크 웨나소아’(הָלוֹךְ וְנָסוֹעַ, 가며 옮기며)에 방향을 가리키는 ‘한네그바’(הַנֶּגְבָּה, 네게브 쪽으로)가 붙는다. 네게브도 창세기에서 이 절이 처음이다.6

명령은 22:2절에서, 제단은 8:20절에서, 복의 범위는 28:14절에서 되울린다

12:1절의 명령 ‘레크 레카’(לֶךְ־לְךָ, 가라)는 창세기에서 12:1절과 22:2절(‘웨레크 레카’), 두 곳에 나온다.9 22:2절은 아들, 독자, 사랑하는 이삭을 차례로 부른 뒤 모리아 땅으로 가라고 한다. 12:1절이 땅에서 아버지 집으로 좁혀지듯 이 목록도 하나로 좁혀진다. 두 명령은 모두 주께서 일러 주실 곳으로 가라고 요구한다. 이 대응을 두 명령이 서로를 비추는 짝으로 볼 여지가 있다. 다만 목적지를 제시하는 방식이나 두 본문의 뜻까지 같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제단의 서술은 노아에게서 아브람으로 건너온다. 1–11장에서 제단은 홍수 뒤의 8:20절 한 곳뿐이다. 그 틀이 다시 나오는 곳이 12:7절이다. 다만 8:20절은 번제를 올렸다고 적고 12:7–8절은 제단을 쌓았다는 서술까지만 적으므로, 서술 형식이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두 제단의 쓰임까지 같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12:8절의 ‘주의 이름을 불렀더라’(וַיִּקְרָא בְּשֵׁם יְהוָה)는 4:26절의 ‘주의 이름을 부르다’(לִקְרֹא בְּשֵׁם יְהוָה)와 같은 동사와 표현이 결합되어 있다.9 창세기에서 ‘와이크라 베솀 아도나이’라는 어순과 형태는 이 외에 26:25절에서만 나온다. 그리고 12:3절 끝의 ‘땅의 모든 가족들’(כָּל מִשְׁפְּחֹת הָאֲדָמָה)은 12:3절과 28:14절 두 곳에만 나온다. 28:14절은 ‘네 안에서’에 ‘네 씨 안에서’를 덧붙인다.9

‘복이 되라’는 명령과 ‘복을 받으리라’는 동사 형태를 두고 해석이 갈린다

12:2–3절에 나오는 두 동사 형태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따라 해석이 갈린다.

첫째는 12:2절 끝의 ‘복이 되리라’이다. 히브리어는 ‘웨헤예 브라카’(וֶהְיֵה בְּרָכָה)이고, OSHB의 형태 표지는 이 동사를 명령형으로 분류한다. 흠정역과 KJV는 ‘되리라’, ‘shalt be’로 옮겨 앞 약속의 결과처럼 적었다.10 한 입장은 이 명령형을 앞의 ‘내가 …하리라’ 약속들과 연결해, 그 약속이 이루려는 목적이나 결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이해한다. NET 성경 주는 아브람을 부르시고 복을 주시는 궁극적 목적을 나타낸다고 설명하고, 빅터 해밀턴을 따르는 설명은 명령 뒤의 명령이 결과를 나타내는 일이 흔하다고 본다. 케빈 드영(2010)이 소개하고 비판한 견해에 따르면, 이 표현은 아브람에게 주어진 별도의 명령이며 아브람에게 요구되는 역할을 강조한다. 다만 그 견해의 원문은 확인하지 못했으므로 취지를 충분히 전달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드영도 이 동사가 형태상 명령형임은 인정한다.

둘째는 12:3절 끝의 ‘복을 받으리라’이다. 이 동사 ‘니브레쿠’(נִבְרְכוּ)는 니프알형이다. 18:18절과 28:14절도 니프알형이고, 22:18절과 26:4절은 히트파엘형(וְהִתְבָּרְכוּ)이다.11 니프알은 흔히 수동으로 이해되므로 ‘복을 받으리라’는 번역은 전통적이며, 존 월튼은 이 수동형 해석을, 아브람의 가족을 통해 다른 이들에게 복이 전해진다는 이해와 연결하여 설명한다. 일부 번역(NRSV 난외)은 니프알을 재귀로 풀어 ‘bless themselves’(스스로 복을 빈다)로 옮기며, 이는 아브람의 가족을 복의 본보기로 보는 이해와 연결된다. 키스 그루네버그(2001)는 니프알이 재귀로 쓰이는 일은 아주 드물다는 점을 들어 세 구절의 니프알을 수동으로 판단하고, 히트파엘은 ‘복을 말한다’는 중간태로 본다. 월튼은 두 형태가 같지 않으므로 각 본문을 형태와 문맥에 따라 풀어야 한다고 말한다.

첫째 쟁점은 명령형이 앞선 약속과 어떤 관계를 맺는가이고, 둘째 쟁점은 복과 관련된 동사를 수동으로 이해할지 재귀로 이해할지이다. 둘 다 동사 형태에서 출발하지만 서로 다른 문제이므로 한쪽을 택해도 다른 쪽이 자동으로 정해지지는 않는다. 제시된 근거만으로 어느 한 입장을 확정하기는 어렵다.

아우구스티누스는 땅의 약속과 ‘모든 족속’의 복을 서로 다른 후손에 관한 두 약속으로 나누었다

후대에 제시된 해석을 하나 덧붙인다. 북아프리카 히포의 주교 아우구스티누스(354–430)는 《신의 도성》 16권 16장에서 12:1–3절의 약속을 둘로 나누어 풀었다. 그는 ‘내가 네게 보여 줄 땅’과 ‘큰 민족’을 이스라엘 한 민족으로 이어지는 후손에 관한 약속으로 보았다. 반면 ‘네 안에서 땅의 모든 족속이 복을 받으리라’는 말은 그보다 훨씬 뛰어난 약속으로, 믿음을 본받는 모든 민족의 아버지가 되게 하는 후손에 관한 약속이라고 풀었다. 그가 인용한 본문은 ‘가족들’이 아니라 ‘족속들’로 되어 있다. 그는 에우세비오스를 따라 이 약속이 주어진 때를 아브라함 75세로 보았다. 사도행전 스데반의 말과 조화시키려고, 약속을 받은 일과 하란에 머문 일과 떠난 일이 같은 해에 일어났다고 풀었다.12 이는 후대의 독자가 본문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보여 주는 사례이다. 본문 자체의 설명과는 구분되며, 앞서 살핀 해석을 입증하는 근거로 삼지 않는다.

이 범위의 짜임은 저주의 땅 위에 놓인 복과 걸음, 제단으로 풀어 볼 수 있다

아래 표는 본문에서 직접 확인되는 사항을 ‘관찰’, 그 배열에서 이끌어 낸 해석을 ‘추론’, 본문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가능성을 ‘사변’으로 구분한다.

어휘·구절·주제내용판단 구분
12:1–3절의 동사아브람에게 명령형 둘(12:1, 12:2절), 주께서 1인칭으로 하시는 동사 여섯관찰
‘바라크’와 ‘아라르’12:2–3절에 복 다섯 형태, 1–11장에 ‘아라르’ 다섯 번(복 동사는 여섯 번)관찰
‘아다마’저주 구절 다섯 중 셋(3:17, 4:11, 5:29절)에 아다마, 12:3절 ‘땅의 모든 가족들’에 아다마관찰
‘레크’와 ‘와옐레크’12:1절의 명령과 12:4절의 떠남이 같은 어근, 22:2절에서 ‘레크 레카’ 반복관찰
‘주께서 나타나셨다’창세기에서 12:7절이 처음관찰
제단 서술1–11장은 8:20절뿐, ‘주께 제단을 쌓았다’는 틀은 8:20, 12:7, 12:8, 13:18절관찰
처음 나오는 지명세겜(12:6절), 벧엘과 아이(12:8절), 네게브(12:9절)관찰
12:6–9절의 서술 배열이동(12:6절), 제단(12:7절), 이동과 제단(12:8절), 이동(12:9절)의 순서관찰
복 다섯과 저주 다섯12:2–3절의 복을 1–11장의 저주에 대응하는 약속으로 볼 여지추론
12:4절의 ‘떠났다’12:1절의 명령에 대한 순종의 서술추론
12:7–8절의 제단이동 사이에 제단을 쌓는 서술이 끼어든 배열을 말씀과 제단을 거치며 이어지는 여정으로 이해해 볼 수 있음추론
다섯과 다섯복 다섯과 저주 다섯이 의도된 수의 배치일 가능성사변
12:9절의 ‘남쪽’다음 장면의 내려감을 준비하는 방향 서술일 가능성사변

관찰에서 이끌어 낸 추론은 셋이다. 첫째, 12:2–3절의 복 다섯 형태와 1–11장의 ‘아라르’ 다섯 번, 그리고 아다마라는 공통 낱말이 있다. 이를 근거로 이 약속은 앞서 저주가 언급된 땅에 복의 약속이 주어지는 흐름으로 볼 여지가 있다.

둘째, 12:4절은 12:1절과 같은 어근으로 아브람의 걸음을 적고 ‘말씀하신 대로’를 덧붙인다. 이를 근거로 이 절은 명령에 대한 순종의 서술로 이해해 볼 수 있다. 순종의 동기까지 본문이 설명하지는 않는다.

셋째, 12:6–9절에서는 이동 서술 사이에 제단 서술이 두 번 끼어들고 12:9절은 이동만 적는다. 이를 근거로 이 범위의 걸음은 말씀을 듣고 제단을 쌓으며 여정을 이어 가는 모습으로 헤아려 볼 수 있다. 이 셋은 어휘의 분포와 배열에 근거한 추론이며 본문이 뜻을 직접 설명하지는 않는다.

사변으로 남기는 것은 둘이다. 하나는 복 다섯과 저주 다섯이 수까지 맞춘 의도적 배치일 가능성이다. 두 수가 같다는 사실은 확인되지만 본문은 그 뜻을 밝히지 않으며, 복 동사는 1–11장에도 여섯 번 나온다. 다른 하나는 12:9절의 남쪽 이동이 다음 장면으로 나아가는 방향을 미리 준비하는 서술일 가능성이며, 이 범위의 본문만으로는 판단하기 어렵다.

아직 아이가 없는 아브람에게 ‘네 씨에게 주리라’는 말씀은 어떻게 이어지는가

12:9절은 아브람이 남쪽으로 계속 나아가는 서술로 끝난다. 그가 걷는 땅에는 12:6절이 적은 대로 이미 가나안 족속이 있다. 12:7절은 그 땅을 ‘네 씨에게’ 주겠다고 하지만, 11:30절은 사래에게 아이가 없다고 적었다. 이 두 서술 사이에서 남쪽으로 향하는 아브람의 걸음은 어떻게 이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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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 흠정역은 편집자가 제출한 인쇄본(창세기 11:15–13:1절 부근 스캔)에서 옮겼다. KJV는 christianity.com의 KJV 창세기 12:1–9절로 전체를 확인하고, BibleServer의 KJV 창세기 12장으로 각 절의 첫 구절을 대조했다. 저해상도 스캔에서 옮긴 문장이므로 발행 전 원본 대조가 필요하다. ↩

2. 계수 기준은 Open Scriptures Hebrew Bible(WLC 4.20 기반)의 창세기 본문이다. 모음과 악센트 부호를 제거한 12:1–9절은 토큰 127개이다. 어휘 표지(렘마)와 형태 표지를 스크립트로 세었다. 12:1–3절의 명령형(형태 표지 Vqv2ms)은 ‘레크’(12:1절)와 ‘웨헤예’(12:2절) 둘이다. 1인칭 미완료 동사는 ‘아르에카’(12:1절), ‘와에아세카’, ‘와아바레카’, ‘와아그디라’(12:2절), ‘와아바라’, ‘에오르’(12:3절) 여섯이다. ‘바라크’ 어근은 12:2–3절에서 ‘와아바레카’, ‘브라카’(명사), ‘와아바라’, ‘메바레카’, ‘웬이브레쿠’ 다섯 형태이다. 1–11장의 복 동사는 1:22, 28; 2:3; 5:2; 9:1, 26절 여섯 형태이다(9:26절은 ‘바루크’). ‘아라르’(렘마 779)는 1–11장에서 3:14, 17; 4:11; 5:29; 9:25절 다섯 번이다. BHS와는 대조하지 못했다. ↩

3. 같은 방법으로 확인했다. 3:17절은 ‘저주받은 땅’(아다마)을, 4:11절은 ‘아다마로부터 저주받은’ 가인을, 5:29절은 ‘주께서 저주하신 아다마’를 말한다. 이 세 구절은 인쇄본이 제출되지 않아 인용하지 않고 히브리어 본문으로만 확인했다. 9:25절과 3:14절에는 아다마가 없다. ↩

4. 12:3절의 ‘메바레카’는 형태 표지가 복수 분사(HVprmpc), ‘우메칼렐카’는 단수 분사(HVprmsc)이다. 어근은 렘마 7043(칼랄)이고, ‘에오르’는 렘마 779(아라르)이다. 흠정역 인쇄본의 복수 표기는 제출된 스캔 기준이며 원본 대조가 필요하다. ↩

5. 12:1절의 ‘레크’와 12:4절의 ‘와옐레크’ 두 번은 모두 렘마 3212(얄락)이다. 12:5절의 ‘라레케트’(가려고)도 같은 어근이다. ↩

6. 세겜(렘마 7927)은 창세기에서 12:6절이 처음이고 이후 33:18절 이하에 나온다. 벧엘(렘마 1008)은 12:8절이 처음이고, 아이(렘마 5857)는 12:8절과 13:3절 두 곳이다. 네게브(렘마 5045)는 1–11장에 없고 12:9절이 처음이다. 계수 방법은 각주 2와 같다. ↩

7. 같은 방법으로 ‘라아’(보다) 어근의 니프알형을 창세기 26장까지 찾으면 1:9; 8:5; 9:14절은 땅·산·무지개가 주어이고, 주께서 주어인 ‘와예라’는 12:7; 17:1; 18:1; 26:2; 26:24절이다. 12:7절에는 분사 ‘한니르에’(나타나신)도 나온다. BHS와는 대조하지 못했다. ↩

8. ‘미즈베아흐’(렘마 4196)는 1–11장에서 8:20절에만 두 번 나온다. ‘와이벤…미즈베아흐 라아도나이’ 꼴은 8:20; 12:7; 12:8; 13:18절이다. 26:25절과 35:7절의 ‘와이벤 샴 미즈베아흐’는 ‘라아도나이’가 없어 센 것에서 제외했다. ↩

9. 22:2절의 ‘웨레크 레카’는 OSHB 토큰으로 확인했다. 12:1절의 ‘레크 레카’와 함께 창세기의 해당 꼴은 두 곳이다. 4:26절은 ‘라크로 베솀 아도나이’, 12:8절과 26:25절은 ‘와이크라 베솀 아도나이’이다. 13:4절과 21:33절은 ‘베솀’ 앞에 ‘샴’이 끼어 있어 같은 꼴로 세지 않았다. ‘콜 미슈페하트 하아다마’는 12:3절과 28:14절 두 곳이다. 22:2절, 4:26절, 28:14절은 인쇄본이 제출되지 않아 인용하지 않았다. BHS와는 대조하지 못했다. ↩

10. OSHB 형태 표지는 12:2절의 ‘웨헤예’를 명령형(Vqv2ms)으로 분류한다. NET 성경 주는 Biblia의 NET Bible 창세기 12:1의 각주에서 확인했다. 해밀턴(NICOT)과 이를 수용한 드영의 글은 The Gospel Coalition의 2010년 글을 통해 확인했으며 해밀턴의 원 저작은 열람하지 못했다. 드영이 반박하는 해석의 원 저자와 원문은 확인하지 못했다. ↩

11. OSHB 형태 표지는 12:3절, 18:18절, 28:14절의 ‘브라크’ 어근 동사를 니프알(VN)로, 22:18절과 26:4절을 히트파엘(Vt)로 분류한다. 월튼의 설명은 Zondervan Academic의 Hebrew Corner 글에서 확인했다. 그루네버그의 논문(Abraham, blessing and the nations, Durham University, 2001)은 Durham e-Theses 소개 페이지의 초록으로만 확인했고 본문은 열람하지 못했다. ↩

12. Augustine, 《신의 도성》 16권 16장. Marcus Dods 영역을 logoslibrary.org 본문에서 열람해 요약했다. 라틴어 원문과는 대조하지 못했다. 한국어 풀이는 필자의 요약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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